미국, 수입산 철강 조사 발표 임박…백악관 "일시 미정"
철강 수입의 미국 안보 위협 여부 조사, 상무부 보고서 발표 임박
중국산 철강 우회 수출에 위기감 고조...철강업계 대응 마련 시급
박상효 기자 (s0565@ebn.co.kr)
2017-07-17 17:03:06
미국 백악관은 지난 16일(현지시간) 상무부의 수입산 철강 안보영향 조사와 관련해, 아직 조사결과를 발표할 일시가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미 상무부는 수입산 철강이 미국 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했으며, 애초 지난달 조사결과와 대책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고할 예정이었다.

이에 따라 당초 6월 말까지 232조 조사를 마칠 것이라고 공언한 미 트럼프 대통령은 결과적으로 약속한 기한을 맞추지 못한 상황이다.

17일 코트라 워싱톤 무역관에 따르면 백악관이 발표 시기가 미정이라고 입장을 표명했지만 지난 13일 로스 장관이 상원에서 232조 조사와 관련한 비공개 브리핑을 이미 마침에 따라 빠른 시일내에 발표할 것으로 전망된다.

브리핑에 참가했던 쉐로드 브라운(Sherrod Brown) 상원의원은 "중국이 철강제품을 제3국으로 공급(수출)함으로써 전 세계 시장 가격 왜곡이 발생하고 있다"며 "이에 대한 대응 조치가 이번 보고서에 포함돼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같은 날 트럼프 대통령도 "철강이 중대한 문제"라며 "중국뿐만 아니라 그 외 국가들의 덤핑 수출을 근절해야 한다"라고 언급하며 "이를 위해 수입쿼터 제한, 관세부과, 두 가지 조치 모두를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232조 적용에 대해 업계뿐만 아니라 미국 정치권·행정부 내 팽팽한 찬반 논란으로, 당초 6월 말로 예고됐던 보고서 제출이 잠정 보류되고 있는 중이다.

다수의 상하원 의원들은 철강 수입 규제 조치가 국내 가격 인상으로 자국 제조업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고, 교역 상대국의 무역보복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고 경고하고 있으며 백악관 내부에서도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일부 비즈니스 단체와 전문가들은 미국 내 공급이 충분하지 않은 철강제품 규제는 예외로 함과 동시에 캐나다, 멕시코 등 우방으로 부터의 수입은 232조 적용에서 제외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백악관 경제자문회의 의장을 역임했던 저명한 경제학자 15명은 공개서한을 통해 철강 및 알루미늄에 대한 수입규제는 미국 경제에 오리려 치명적일 수 있다고 조치 유보를 촉구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월 20일 대통령 각서(Presidential Memorandum)를 통해 상무장관으로 하여금 무역확대법(1962년) 232조에 의거, 철강 수입이 미국 국가 안보에 미치는 파급효과(위협)를 분석하도록 지시했다.

미국은 철강제품에만 150건에 달하는 반덤핑·상계관세를 부과하고 있음에도 자국 철강산업이 외국의 불공정 수출(과잉생산에 따른 인위적 가격 인하 등)로 인해 심각한 피해를 입고 있다고 인식하고 있다.

동일한 이유와 절차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은 알루미늄 수입에 대한 232조 조사 개시도 명령했다.

미 상무장관은 국방장관 및 기타 유관부처장과 협의를 통해 해당 품목이 국가 안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조사하고, 정책 권고가 포함된 결과 보고서를 대통령에게 제출해야 한다.

보고서 결과에 따라 해당 제품의 수입이 미국의 안보를 침해한다고 판단 시 대통령은 수입 조정(import adjustment) 조치를 발동할 수 있다.

코트라에 따르면 현지 전문가들은 대통령이 발동할 수 있는 수입 조정 조치로 △관세 부과(tariff) △ 수입쿼터(quota) △ 관세와 수입쿼터가 혼합된(combination) 형태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대통령 각서에는 이번 232조 조사 대상인 철강·알루미늄 외에도 자동차·항공기·조선·반도체 산업을 제조업과 국방산업의 근간이라고 언급해 232조 조사가 해당 산업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로스 장관도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232조 조사가 반도체·조선 산업으로 확대될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미국은 세계 최대의 철강수입 국가로 2016년 기준 연간 3010만 메트릭t의 철강을 수입하고 있으며, 2009년 이후 수입이 104% 이상 증가함에 따라 철강 무역적자는 269% 급증했다.

미국은 전 세계 110개 국으로 부터 철강을 수입하고 있으며, 10대 주요 국가로 부터의 수입이 전체의 81%에 달하며 3대 수입국은 캐나다(17%), 브라질(13%), 한국(12%) 순이다.

전반적으로 주요국으로부터의 철강 수입이 소폭 감소하는 추세이나, 2016년 베트남으로부터 수입이 190% 이상 급등하는 특징을 보이고 있다.

특히, 지난 2016년 한국의 대미 철강수출은 350만 메트릭t으로 미국 전체 철강 수입량의 12%를 차지한 반면, 전년 대비 수출은 21.3%가 감소했다. 한국은 파이프·튜브(pipe and tube), 판재류(flat product) 제품분야에서 미국 수입 시장 점유율 1, 2위를 다투고 있다.

코트라는 "중국의 철강 산업을 견제하는 것이 232조 조사의 궁극적인 목표라고 밝히고 있지만 미국으로 직수입되는 중국 철강 제품은 양과 금액이 크지 않아 중국산 제품에 대한 직접 규제 조치는 실효성이 높지 않다"고 지적했다.

중국은 세계 최대의 철강 수출국으로 2016년도 전체 수출 물량이 1억 메트릭t에 달하나, 대미 수출은 전체 철강수출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80만 메트릭t에 불과하다.

미국 전체 철강 수입 시장에서 중국산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3%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며 중국산 철강 수출은 주로 한국, 베트남, 필리핀 및 기타 동남아시아에 집중되고 있다.

코트라 관계자는 "일부에서는 모든 철강이 아닌 일부 품목에 한정해 수입 규제를 가하고, 캐나다, 멕시코, 호주 등으로 부터 수입에 대한 규제를 면제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실제로 미국, 캐나다, 멕시코 3개국 철강협회는 공개서한을 통해 NAFTA 역내에서 철강 수입 규제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주장했으며 호주도 정부 차원의 로비를 통해 미국을 설득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코트라 관계자는 "중국산 철강이 한국,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국가 등에서 재가공돼 미국으로 수출되는 우회 덤핑이 미국 철강 산업에 심각한 폐해를 끼치고 있다고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며"중국산 철강을 가공해 수출하는 국가를 제재하는 방법에 초점이 맞춰질 수 있는 바, 우리 철강업계의 면밀한 분석과 대응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앞서 과거 사례를 보면 미 상무부는 1962년 무역확대법 발효 이후 총 26건의 조사(이번 철강·알루미늄 건 제외)를 진행했다. 이 중 국가 안보가 침해된다고 판단된 피해 인정 조사 건수는 8건에 불과하고, 대통령이 수입조정조치를 명령한 사례는 총 5건이다.

품목으로는 원유 및 관련제품에 대한 조사가 8건으로 가장 많았고, 철강 관련 품목(Iron Ore and semi-finished steel) 조사는 2001년(가장 최근)에 개시됐으나, 국가 안보 침해에 해당사항 없음으로 판정된 바 있다.

대통령이 수입조정을 결정한 5건의 조사에서 조정 방법은 수입동결(embargo) 1건, 수입중단(termination) 1건, 수수료 부과(fee)가 3건이었다.

한국 정부와 포스코 등 국내 철강 업계는 추가관세 부과, 수입물량 제한, 관세 할당 등 조치가 나올 수 있어 대책을 모색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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