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경제 2.0 기업이 다시 뛴다]⑦'장기불황' 철강업계, 생존경쟁…'다시 철강으로'
'본업 집중' 고부가가치 제품 확대 및 수익성 제고 총력
일등제품 주력 시장 방어 및 신규시장 확대 전략
이혜미 기자 (ashley@ebn.co.kr)
문은혜 기자 (mooneh@ebn.co.kr)
2014-05-23 10:21:17
지난 50여년간 우리나라는 개발도상국에서 선진국가의 문턱까지 세계의 모범을 보이면서 고속 성장했다. 하지만 한국경제는 이제 성장의 질을 높이고, 한쪽으로 쏠려있는 성장 축의 균형을 잡는 것이 중요한 시점이 됐다. 성장률 수치 자체에 집착하는 것보다는 고령화, 가계부채, 고용률, 투자여건을 우선 고려해 수치보다 질적인 성장의 틀을 마련해야 할 시점이라는 지적이다. 또한 국제유가 및 환율 불안정, 유럽과 러시아의 대립 및 중국과 미국의 패권다툼 등 불확실한 여건에서 우리경제는 어떤 자세를 가지고 세계시장에서 중심을 잡아야 할지도 중요하다. EBN에서는 ‘창조경제 2.0’ 기업이 다시 뛴다‘를 통해 이런 어려움 속에서 우리나라 경제와 기업들이 어떻게 나가야 할지에 대해서 조명해 본다.[편집자주]

철강업계는 중국을 중심으로 비롯된 글로벌 공급과잉과 수요산업의 침체 속에 불황의 터널을 걷고 있다.

장기 불황으로 수익성 악화가 지속되며 그간 영업이익률이 10%대를 유지했던 업계 선두업체들 역시 올해 1분기 단 자리 이익률의 초라한 성적을 내고 있다.

포스코경영연구소(POSRI)는 ‘국내철강수급전망’ 자료를 통해 올해 강재 내수 및 수출 물량이 각각 지난해 대비 3.6%, 4.2% 증가한 5천364만t, 3천43만t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했다.

업계는 조선 및 자동차 등 수요산업의 회복세에 따라 올해는 사정이 나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나 그간 이어져온 불황의 여파에서 완전히 벗어나기란 어려워 보인다.

이런 가운데 업계는 너도나도 수익성 확대에 사활을 걸고 있으며 장기불황에 따른 생존전략 모색에 몰두하고 있다. 국내 주요업체들의 올해 생존전략에 대해 들어봤다.

▲ 포스코가 5월 5일부터 8일까지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에서 열리는 OTC (Offshore Technology Conference) 2014에 참가해 에너지강재와 에너지강재 가공 및 이용 기술 등에 대한 솔루션마케팅 활동을 펼쳤다. ⓒ포스코

업계 맏형인 포스코는 본업인 ‘철강으로의 집중’을 내걸고 파이넥스 기술을 기반으로 한 원가 절감과 동시에 고부가가치 제품을 통한 수익성 확대에 나선다. ‘World First, World Best’ 제품의 차별화를 강화해 시장지배력을 제고함으로써 공급과잉으로 인한 장기적 불황에 정면으로 돌파하겠다는 전략이다.

포스코는 파이넥스 등 혁신 철강기술은 장기적인 안목에서 지속적인 기술개발을 추진하고 △자동차용 초고강도강 △에너지산업용 극후물제품 △LNG 탱크용 극저온강 등 선도적 기술을 바탕으로 고수익 핵심 수요산업으로의 판매량을 확대할 계획이다.

올해 상반기 중 포항제철소에 연산 200만t 규모의 파이넥스 3공장도 준공하는 포스코는 3파이넥스가 가동되면 기존 용광로에 비해 제조 원가를 낮추면서 환경 오염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파이넥스는 원료를 예비처리하는 코크스제조공장과 소결공장을 생략하고, 값싼 가루형태의 철광석과 유연탄을 원료로 사용하기 때문에 투자비나 생산원가를 15%나 낮출 수 있다. 또한, 용광로 대비 황산화물은 3%, 질산화물은 1%, 비산먼지는 28%만 배출돼 친환경 녹색 기술로도 각광받고 있다.

또 광양제철소 내에 연산 3만t 규모의 철분말 공장과 연산 330만t 규모의 4열연 공장도 준공한다. 철분말은 철스크랩을 전기로에서 녹여 만든 쇳물에 고압의 물을 분사해 만든다. 본격적으로 생산이 시작되면 국가적으로는 연간 1200억 원 이상의 수입대체효과를 거둠은 물론 국내 자동차 부품 산업의 경쟁력 또한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하반기 준공되는 4열연 공장은 최근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자동차강판, 석유수송용 강관, 고강도강 등 고급 제품을 주로 생산하는 데 활용된다.

대표적인 고부가가치 제품인 자동차용 강판과 에너지 강재에 대한 고삐고 늦추지 않는다. 포스코는 국내 전 자동차 제조사뿐만 아니라 일본 혼다·스즈키·도요타·닛산·마쓰다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에까지 소재를 공급하고 있다.

포스코는 ‘경량화’ ‘친환경’ ‘에너지효율’ ‘안전’ 등 글로벌 자동차 트렌드에 적합한 제품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고강도강 제품군을 점차 늘려가고 있고, 롤포밍 가공기술 지원 등도 확대해가고 있다.

또한 세계 시장에서 경쟁 우위를 유지하기 위해 AHSS강·MAFE강 등 고급 신강종 개발을 통한 솔루션 판매 기반도 점차 넓혀가고 있다. 이 외에도 포스코는 각 자동차사향으로 월드프리미엄 소재를 공급하고 있으며, 공급 강종도 점차 다양화하고 있다.

포스코는 올해 2월 대우조선해양에 에너지강재용 후판을 세계 최초로 일괄 공급했다. 이어 11월에는 글로벌 석유화학기업인 로얄 더치 쉘의 'FLNG프로젝트(해양용 플랜트 설비)'에 필요한 후판 전량을 공급하는 쾌거를 이뤘다.

대우조선해양이 제작 중인 프랑스 토탈사의 초대형 부유식 원유생산저장하역설비(FPSO)에는 모두 11종, 8800여t의 에너지강재용 후판이 들어간다.

포스코는 2000년부터 에너지강재를 미래 핵심제품으로 지정하고, 연구개발(R&D) 투자를 강화해 왔으며 이미 23개의 강종(鋼種)을 개발했고, 앞으로 60여 종의 에너지강재를 추가 개발해 2020년까지 세계 시장의 10%를 차지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 현대제철은 지난해 12월31일부로 현대하이스코의 냉연사업부를 분할합병해 쇳물에서 자동차강판으로 이어지는 일관체제를 갖췄다. 사진은 현대제철 당진2냉연공장 전경. ⓒ현대제철

현대제철은 올해 초고장력강판 연구에 매진한다. 지난해 현대하이스코의 냉연사업 부문이 현대제철로 이관되면서 ‘차강판 개발’에 탄력이 붙은 현대제철은 올해 7종의 고성형 초고강도강판 개발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초고장력강의 핵심은 제품의 강도뿐만 아니라 성형성도 향상시켜야 한다는 것”이라며 “일반적으로 제품의 강도가 강해질 수록 성형성은 낮아지기 때문에 강도는 향상시키면서 성형성을 유지할 수 있는 제품에 대한 연구가 계속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현대제철은 올해 안으로 ▲고성형 초고강도강판 ▲사이드아우터용 고강도강판 ▲알루미늄실리콘(Al-Si) 도금 핫스탬핑 소재 강종 등 총 7개의 초고장력강판을 개발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Al-Si도금 핫스탬핑강판은 이번 달 양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기존의 아연도금보다 내열성이 강한 Al-Si도금 핫스탬핑강판은 차량의 차체와 지붕을 연결하는 기둥인 필러(Pillar)에 사용된다.

아울러 현대제철은 제품뿐만 아니라 '자원순환형 제선기술' 개발에도 힘을 쏟고 있다. 지난 2012년 말부터 추진 중인 이 프로젝트는 쇠똥, 폐 굴껍질, 석탄재 등을 원료 결합소재로 활용해 친환경적이면서도 고효율의 제철조업 기술을 찾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현대제철의 자원순환형 제선기술 개발은 아직 실현 가능성을 확인한 수준이나, 회사측은 장기적인 계획을 가지고 기술 상용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올해 현대제철은 연구개발(R&D)에 대한 투자 및 제품 포트폴리오 다양화로 철강시장의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전략이다.

본래 전기로 제강사였던 현대제철은 지난 2006년 고로사업에 뛰어들어 기존 봉형강과 더불어 자동차용 강판, 조선용 후판까지 제품 범위를 늘렸다. 또한 지난해 4월에는 특수강 사업 진출을 선언하고 오는 2016년 상업생산까지 앞두고 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다양한 제품 포트폴리오는 특정 수요산업의 기복에 의한 위험을 완충, 분산해 기업의 체질을 강화시킨다"며 "고로와 전기로에서 생산되는 제품을 바탕으로 자동차, 조선, 건설, 가전 등 수요산업에 필요한 고수익 제품 판매를 증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 연간 200만t의 철근생산능력을 갖춘 동국제강 인천제강소에서 철근을 생산하고 있다. ⓒ동국제강

동국제강은 장기불황의 타개책으로 ‘기술개발’에 역량을 집중하며 시장 개척에 나섰다.

동국제강은 에너지효율 극대화에 초점을 맞춘 에코아크 전기로와 국내 최고 생산성의 압연기를 도입하며 지난 2012년부터 인천제강소를 연산 200만t의 고부가 철근 전문 생산기지로 탈바꿈 시켰다.

동국제강은 인천제강소와 포항제강소를 통해 255만t의 최고급 철근 생산능력을 갖추고 내진용 철근, 초고장력 철근, 나사철근 등 신개념 철근을 생산하고 있다.

지난해 5월 부산 파크시티 아파트 건설 공사에 첫 출하를 시작으로 내진용 철근의 본격적인 공급에 나서고 있으며 일반 철근보다 강도가 뛰어난 초고장력 철근(SD600, SD700 등)은 2007년 국내최초로 개발에 성공한 후 2011년 첫 상업생산을 시작으로 LH공사 위례신도시 현장에 5만9천여톤의 초고장력철근(SD600)을 공급하는 등 수주가 이어지고 있다.

이 밖에도 올 4월에는 고강도 나사철근(SD500, SD600) 5종을 개발하며 블루오션 시장 개척을 위한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나사철근은 커플러(Coupler, 연결기)를 사용해 건설현장에서 손쉽게 연결해 쓸 수 있어 비용과 시간을 절약 할 수 있고 물리적 성질이 우수해 건축 및 토목 학회에서도 나사철근의 사용을 권장하고 있는 추세이다.

동국제강은 국내 나사철근 시장이 아직 걸음마 단계이지만 향후 철근 콘크리트 구조물이 대형화 되고 내진설계가 강화되면서 초고층 건축물에서 장점이 두드러지는 나사철근의 시장이 점차 확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후판부문에 있어서는 2010년 10%에 머물던 프리미엄 제품의 생산비중을 지난해 48%까지 확대하며 제품 고급화 전략을 펼친 끝에 해양플랜트용 후판(에너지용 강재) 제품의 미국(API), 유럽(EN10225), 노르웨이(Norsok) 규격의 프라임(prime)급 제품 상업생산 수준까지 개발을 완료하고 지난해부터 본격적인 수주활동을 펼치고 있다.

또한 지난 1월에는 세계 9위 철강사 일본 JFE스틸과 기술협력 협정을 체결하며 후판 압연기술과 슬라브 소재설계, 슬래브 조달 부문에 대해 경쟁력을 키워가기로 했다.

동국제강은 JFE와의 기술협력을 통해 최고급 후판시장 진출과 함께 원가 경쟁력도 10% 이상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동국제강은 향후 해양플랜트용 후판을 통해 글로벌 고급 후판 시장을 적극 개척하고, 후발 주자와 차별화를 가속한다는 방침이다.

동부제철은 기존 범용재 판매량은 줄이고 고장력강, 고탄소강 등 자동차구조용 열연제품의 비중을 높여갈 예정이다. 이를 통해 고부가가치 제품군으로 판매영역을 옮겨가겠다는 전략이다.

동부제철 관계자는 "기존 범용재들은 중국산 저가 제품들로 인해 가격면에서 경쟁력이 떨어진다"며 "동부제철은 앞으로 고부가가치 제품쪽에서 고정수요를 창출해 소량 판매로도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도록 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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